WRITING

여린 초록 이었던 그 나무도 
제법 성숙하게 짙은 녹색을 우려낸다

꽃잎이 떨어져야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데 
가지면 가지인 걸로 
꽃도 잎사귀도 
그냥 나무면 나무인 채로 
수계절을 이겨낸 것 만으로 
존재의 이유에 우린 수고 하였지

미련하고 또 미련해서 
멈추지 못하고 가는 길 
사방이 꽉꽉 막혀도 초연한 척 
울어도 울 수 없는 침묵의 눈물들 
누구를 위한 예술인 것인지 
정작 주체는 시들 시들 
정신적 육체적 노고에 앙상함 만이

그 잔인한 무게의 독백은 
점점 싸늘한 침묵으로 쌓여가고
말을 삼키는 짙은 생각의 눈동자로 
점점 변환되어 가는 우리들

그렇게 예술가가 치러내고 애쓴 
통째의 생명줄을 헌사한 삶을 
자본이라는 천박함에 주인자리를 
내어 줄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지성의 단단한 예술가들 
어눌하고 순수해서 아름다운 
극단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지금도 
오늘도 
수 없이 존재하는 가련한 불꽃들

타고난 재능 위에 
차곡차곡 밀도의 태도와 시간을 입히고 
회의적이고 무용한 이라는 결론을 
수없이 되내이지만 떠나지 못하고 
머물 수 밖에 없는 그곳 
나의 가장 안전한 호흡이 사는 그 공기 속 .

그녀의 차분하고 선한 목소리, 지적인 언어, 사물들 
한올 한올이 너무나 그녀 자신 이라서 참 좋았다

– 아름다운 예술가를 만나고 오는 길 –


그 모든 것들은 
깊은 시선의 응시를 지나 
물체 본연의 기능을 해체하면서 부터 시작된다.

사적 독백을 향한 제스처 
모호한 감정들은 입체적 구조의 해석으로 편집된다.

응시, 
채집, 
운율, 
어휘, 
파편, 
병치, 
조합,

소리를 보는 
색감을 듣는

All the things 
After an immerse gaze
It begins by dismantling the original function of the object.

A Gesture toward for the monologue
Ambiguous emotions are edited in the interpretation of the three-dimensional structure.

Stare,
Gathering,
Cadence,
Vocabulary,
Fragments,
Juxtaposition,
Composition,

As like Seeing sound
As like Listening color


바람이 소근소근 말을 건네는 이 곳은 
나의 그 옛날 옹알이가 살던 곳

시리도록 맑은 이 하늘
푸르디 푸른 이 공기는 
하얀 솜사탕 구름과 절친

그냥 
그냥

사랑하는 사람을 이유없이 
사랑하게 되듯 그렇게

설명하는 순간 진실과 멀어지는 
그 감정 앞에 말문이 막혔던 것 처럼

침묵이 최고의 형용사가 될 때를 
열렬히 사모하고 있었다


그것은 사유에 관한 보폭 
그 갈망에 대한 그리움,그 것이었다

하늘도 아닌 블루도 아닌 
코발트 블루 물감, 
그 지점을 
그곳을 그리워 헤매이고 있었다


물질로 결코 채울 수 없는 두가지 
사랑 
젊음

그리고 숙성된 해석
감정을 채에 걸러낸 
생각의 어휘들 

알맹이 없는 표면적 행위들 
함께인 듯 하지만 늘 혼자인 나 
침묵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그곳이 절대적 나의 세계

또각 또각 전해져 오는 
너무도 생생히 전해져 오는 삶의 질에 관한 체온들 .
마이애미의 부드러운 바람은 
내 어릴 적 고향 내음 같이 포근하다


시간은 배려없는 냉정 
차갑지만 그 품을 비집고 들어가 
열정으로 헌신하는 촘촘한 순간을 만들어내는 
우리네 삶 앞에 다시 자세를 고르는 시간


이 겨울, 
도둑같이 찾아온 첫 소절의 눈 덕분에 새 아침의 시야는 청청하다.

무수한 사계절들을 이기었던 노장 나무들의 쓰러짐을 본다. 
우리 모두의 오고감을 기억하지만 입이 무거워 
그 비밀을 묵묵히 지켜 내었던 …… 
그가 ……

지고 피고 
닫히고 열리고
가라앉고 떠 오르고 
쓰러지고 일어서고
헤어지고 만나고

순응하고 
받아들이는 길 들의 연습


샤워 비가 내리고 있었고 
우산을 써야할 지 할지 접어야 할 지 애매한 결정들을 반복하며 걸었다.

가을은 이제 축축하게 어디론가 떨어졌다.
그냥 묵묵히 그 초연한 존재감으로

한가지 확실한 것은 내 마음이 청결한 기지개를 펴고 있었고 
나의 한 켠에서 콜라쥬의 형상들이 옹알이를 하고 있었다.

깊숙이 
그리고 더 깊숙이 들어가야만 볼 수 있는 것

소리, 색채, 형상과 제스쳐를 감지하며 찾아가는 길의 초입

보다 격리되고 
선택한 고립이 만드는 자세 앞에 서서

표면에서만 굴러다니는 실체도 없는 
잡스럽고 천한 말들과 소식에 귀를 막고 눈을 감으며

침묵 하지만 그래서 더욱 
또각 또각 선명해져 오는 나의 감정적 어휘를 찾은 것 처럼


말을 하는 것도, 
말을 듣는 것도,

사실과 점점 멀어지고 있었고 
나는 사실 안 에서 만은 결코 살아갈 수가 없었다.

그냥 음악이면 좋겠다. 
소음이 아닌 음악 …..

아무 것도 눈채 채지 못하고 흐르고만 있는 눈물이면 좋겠다. 
슬퍼서 우는 것이 아닌 
너무 진심이어서 흐르는 
그런, 그런,

내가 만든 소음들을 털어내는 시간,

그 어떤 것 보다 정직한 그 농축의 감정이라는 것,
보이는 것도 아닌 그 어떤 것,

아주 명확한 모호함 이며
비정형 적이며 균형도 없지만 
그래서 참 자유가 있는,

그 어떤 규칙도 없지만 자유로이 흘러가는 
바람같은 강물, 
구름같은 하늘,


아침의 촛불을 켜는 민낯

모호한 회색빛 연기 머금은 세상

가난한 마음 천국의 마음

말끔히 비워내는 고요, 그 안에서만
청청하게 들어내는 색채 영롱하게 빛나는 꿈틀거림
가볍디 가벼운 실체들 무겁디 무거운 잔제들
흔들리고 또 흔들리는 숙명 내 호흡이 다 하는 날 까지 완결되지 못하는 숙명
혼자 이어도우리 이어도 그렇게 저렇게
모순의 진정되지 않는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고 또 헤매이는
사물이 형용사의 운율이 될 때 까지

감정이란 것이 
바다의 파도와 닮아서

바람의 크기와 
바람의 방향과

때로는 비의 농도에 따라

흔들리고 또 흔들리거늘

그러니 감정이 변하는 것은 자연의 순리다
놀랄 것도 
탓할 것도
서운할 것도 없다

그냥 우린 묵묵히 내가 갈 길을 걸어갈 뿐이고 
단단한 뿌리를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면 된다